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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추천도서]에밀 또는 교육론1(장 자크 루소)


에밀은 루소 스스로가 본인이 집필한 책중에서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꼽은 작품으로써, 교육론에 관한 저서이지만 루소가 갖고 있던 사회 사상이나 종교관등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에밀은 같은 해에 출간된 사회계약론과 더불어 프랑스내에서 금서로 지정됨은 물론이고, 이로 인하여 루소는 체포령이 떨어지고 도망자의 신세로 전락하게 되기까지 한다. 그만큼 당시의 기득권 세력이 큰 위협으로 느끼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250여년이 지난 지금의 기준에서 되돌아보면 루소는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교육론의 관점에서만 보자면, 근대 서양교육의 출발을 알린 이 책은 교육론에 관한 고전이며 현대의 교육 철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현대교육의 바탕이 되는 저서이다. 또한 페스탈로치, 프뢰벨, 몬테소리, 존 듀이등으로 이어지는 선구적인 교육자들은 에밀에서 제시된 루소의 교육 철학을 계승 발전시켰다.

18세기 이 책이 집필되던 당시의 교육은 전통적인 기독교의 원죄설에 입각해, 악과 싸울 힘도 의지도 이성도 없는 어린이를 세상의 악으로부터 종교를 통해 보호해주고 또한 부국강병을 위해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주입식 교육이었다. 이는 곧 교육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고 규율화하는데 쓰인 도구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루소는 인간 본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하며, 어린이는 그들 나름의 고유한 활동이 있는 존재이므로, 욕구는 충족시켜주고 간섭은 자제하며 자발적이고 자유롭게 활동하며 스스로 느끼는 교육을 제시하고 있다.

에밀에서 루소가 목표로 삼은 인간형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가장 잘 감당할 줄 아는 사람으로 어떠한 인생의 풍파에도 굴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자기 자신을 향유할 줄 아는 사람으로써, 이러한 인간은 타인을 위해 자기의 이익까지도 희생할 수 있는 도덕적 미덕을 갖춘 인간일 것이라 믿었다.

위와 같은 인간을 만들기 위하여 이 책은 가상의 인물인 '에밀'의 출생에서부터 결혼전까지 그의 성장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고 나이에 따른 다른 교육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1부에서는 출생에서부터 말을 배울 무렵인 5세까지를, 2부에서는 5세부터 12세까지의 아동기를, 3부는 12세부터 15세까지의 소년기를, 4부는 15세부터 20세까지의 청년기와 이 책이 금서로 지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부아 신부의 신앙고백이, 5부는 에밀의 베필이 될 소피의 교육, 즉 여성의 교육과 루소가 교육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인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방법과 과정,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준비, 그리고 에밀이 소피와 결혼하는 과정과 부부의 마음가짐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사회계약론의 내용을 간단히 보여주는데 이는 사회계약론의 축약본으로 삼아도 될 듯하다.


첫번째 단계인 유아기에는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정성과 아버지의 의무가 중요하여 이를 바탕으로 아이를 직접 양육해야하며, 가급적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게 하고, 아이를 잘 살피면서 욕구를 충족시키고 불편함을 제거해줘야 하며 또한 어떠한 습관도 갖지 않게 하며, 보여줄 사물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순간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올바른 부모 또는 양육자가 양육을 위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두번째 단계인 아동기에는 모든 감각과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어떠한 습관도 들지 않게, 사물과 자연의 이치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놀이등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학습시키며,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번째 단계인 소년기에는 신체를 단련하고 손기술을 익히며 제한적이지만 정확한 지식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하며, 생명을 보존하기 필요한 기술을 익히며 그러한 기술이 필요한 직업을 장래에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밀 본문에서]
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은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인간의 공통된 소명은 인간이라는 신분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를 보호할 생각만 한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 그에게 어른이 되어서 스스로를 보존하고 운명의 타격을 견뎌내는 법을, 또한 호사와 빈곤에 맞서 대항하고 필요하다면 아이슬란드의 얼음 속이나 몰타 섬의 불타는 바위 위에서도 살아나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능숙한 교사보다 지적 능력은 한정되지만 분별력이 있는 아버지에게서 교육을 받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가장 충실하게 삶을 산 사람은 가장 긴 세월을 산 사람이 아니라 삶을 가장 많이 느낀 사람이다.

허용할 때는 기꺼이 하고 거절할 때는 확실한 반감을 보이는 것이 좋다. 일단 거절한 것을 결코 철회하지 않도록 하고 아무리 귀찮게 해도 흔들려서는 안된다.

나쁜 가르침을 주게 될지도 모르니 좋은 가르침이라 하더라도 가능한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 자연이 인간에게 최초의 낙원으로 만들어준 이 세상에서 순수한 아이에게 선과 악에 대한 지식을 주려 하려다가 유혹자의 역할을 하게 되지 않도록 경계하라.

다른 사람의 말을 근거로 어떤 사물을 처음으로 배울 때 그 최초의 말과 사물에 의해 아이들의 판단력이 손상된다.

아이들에게 벌을 벌로서 가해서는 안되고, 벌이란 항상 그들이 저지른 나쁜 행동의 자연스러운 귀결로 그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그것은 아이가 모든것을 가지는 데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서둘러 가르치려 들지 않으면 급하게 요구할 것이 없어져셔, 여유를 갖고 적절한 시기가 되었을 때에만 무엇인가를 요구하게 된다.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것은 시간을 벌기 위해 시간을 소비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즐기게 될 놀이라면 나는 그것을 모두 아이들을 위한 교육물로 삼을 수 있다.


나의 교육 방침은 어린아이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의 머릿속에 옳고 명백한 관념들만 들어가게 하는 것임을 늘 명심하라.

아이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학문을 사랑하도록 취미를 갖게하라.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은 기구들을 모아놓은 덕에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안에 있는 기구들을 찾아내지 못한다.

여러분은 사회의 현재 질서가 혁명을 피할 수 없으며,여러분의 아이들이 연루될 수도 있는 혁명을 예측하거나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고, 현재의 사회 질서를 밑고 있다. 지체 높은 사람이 지체 낮은 사람이 되고 부자가 가난하게 되며 군주가 신하가 된다.운명의 타격은 여러분이 그것을 면제받으리라는 기대를 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드문 일인가? 우리는 위기의 상태와 혁명의 세기에 다가서고 있다.

어떤 일을 좋아하는 것과 그 일에 적합한 것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나의 목표는 그에게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지식을 습득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가 그것이 갖는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며 무엇보다 진리를 사랑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