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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추천도서]위대한 유산(찰스 디킨스)

 

찰스디킨스 1812~1870


우리가 피고석에 앉았을 때, 내가 제일 먼저 알아차린 건 바로 고수머리에 검정색 양복을 입고 윗주머니에 하얀 손수건을 꽂은 콤피슨이 얼마나 훌륭한 신사처럼 보이는가 하는 것과 반면에 난 얼마나 천하고 불쌍한 상놈처럼 보이는가 하는 거였다. 검사의 기소가 시작되고 증거가 요약되어 제시되었을 때, 난 그 모든 게 나한텐 얼마나 무겁게 걸려 있고 반면에 그에겐 얼마나 가볍게 걸려 있는가를 알아차렸다. 증인석에서 증언이 이루어졌을 때, 난 내가 언제나 일을 주도한 사람으로서 범인이라고 맹세할 수 있는 악당이 되어 있다는 걸, 그리고 내가 언제나 돈을 받은 사람으로 되어 있다는 걸, 또 내가 언제나 범죄를 실행하고 이익을 챙긴 사람처럼 되어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변론이 시작되자, 난 그 모든 계략을 더욱더 분명히 알게 되었다. 왜냐면 콤피슨의 변호사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재판장님 그리고 배심원 여러분, 여기 여러분 앞에, 여러분의 두 눈으로 확연히 구분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한사람은 나이가 좀 더 적고 교육을 잘 받았으며, 그런 사람으로서 다뤄질 사람입니다. 다른 한 사람은 나이가 더 많고, 교육을 못 받았으며, 그런 사람으로서 다뤄질 사람입니다. 나이가 적은 한 사람은 오늘의 이 사건들에서 목격된 경우가 거의 없이 그저 혐의만 있는 사람입니다. 나이가 많은 다른 한 사람은 이 사건들에서 항상 목격됐고 그래서 범죄 사실이 항상 분명히 잡히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망설일 수 있겠습니까? 이 사건에 범인이 한 사람뿐이라면 그게 과연 누구일지, 그리고 만약 두 사람이라면 누가 단연 진짜 악당일지에 대해서 말입니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위대한 유산 본문에서]

찰스 디킨스는 세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이고 여러 작품의 연속적인 성공으로 말미암아 당대에 상당한 인기와 명예와 부를 모두 누린 작가이다.

그가 남긴 작품은 장편작품만 20여편에 이르고 상당수가 상업적으로 성공하였고 더욱이 이런 작품들이 작품성까지 인정받고 현재까지 고전으로 읽히고 있다는 점은 찰스 디킨스의 놀라운 필력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런만큼 그의 대표작을 선정하기도 쉽지 않아 위대한 유산은 그의 대표작중 하나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이 책은 시골에 살던 가난하고 평범한 소년이 그 지역의 가장 부잣집에 말동무 일을 하게 들르게 되고 그곳에서 만난 에스텔러라는 아이로 인하여 신분상승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뜻밖의 큰 재산의 상속인이 되있다는 통지를 받고 당시에 사회적 경제적 성공으로 선망받던 '신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게되고, 신사가 되는 과정에서 상속인의 정체를 알게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소중함을 깨닫게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주인공 핍이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찰스 디킨스의 다른 소설들과 같이 이 책에서도 당시 사회에 대한 사회비판과 풍자가 스며들어 있는데, 미스헤비셤의 재산을 물려받기 위한 친척들의 모습, 갑자기 유산을 상속받게된 핍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 매그위치의 재판과정에서 외관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재판관과 배심원들을 통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재력이나, 지위, 모습에 따라 사람들을 평가하게 되는 편견을 가진 당시의 사회모습을 무겁지 않게 풍자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신사교육을 맡은 매슈포켓이나, 매부인 조 가저리를 통하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남의 것을 탐내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함을 알려주고,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한 속물이 되있었던 자신을 깨닫는 핍을 통해 우리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