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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한국전쟁 추천도서]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6.25)"폭격"(김태우)

"차단작전이란 적의 병력과 물자가 전선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적 후방의 교통중심지 도로 철도 병력이동로 이동병력의 숙소등을 폭격하는 항공작전을 일컫는다.
전략폭격이란 적의 전쟁수행능력과 전쟁의지를 파괴하위해 적 후방의 핵심 목표를 구조적으로 괴멸시키는 공중폭격 작전을 통칭한다. 따라서 전략항공작전은 적의 군사 산업 정치 경제구조를 총체적으로 파괴하고 사기를 꺾는 것을 기본 목포로 한다."

"공습은 급강하 폭격기를 피하기 위해 지하실에 쳐박히고 들판에 얼굴을 파묻어본 적이 없거나, 혹은 자기 아들의 떨어진 머리를 찾고 있는 어머니를 본 적이 없거나, 불에 타버린 학생들의 고약한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는 사람은 누구도 진실로 이해할 수 없는 완전히 개인적인 증오를 일으킨다."
"미 공군의 공중폭격은 한국전쟁 초기부터 누구도 진실로 이해할 수 없는 완전히 개인적인 증오를 북한 곳곳에서 만들어내고 있었다."

"한국전쟁 초기 남한지역에서 활동한 제5공군의 전폭기 조종사들은 전선 부근에 무리 지어 모여 있는 흰옷의 민간인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가하기도 했다. 앞서 살펴본 남한의 도시와 농촌에 대한 폭격 역시 비인도적 성격이 강한 군사작전임에 틀림없지만 최소한 해당 작전들은 목표지역에 적 병력이나 보급품이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나 자기정당화, 혹은 일말의 공격근거라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탁 트인 평지의 민간인들, 그것도 아군 측의 민간인들을 기관포의 표적판에 겨누어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사실은 아무리 전쟁의 비정함을 전제한다 할지라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북한 도시와 촌락에 대한 소이탄 공격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50년 11월 17일 유엔군 사령관 맥아더는 주한 미대사 무초를 만나 공군 활동내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단언했다. '불행이도 이 구역은 사막화될 것입니다.' 맥아더가 발언에서 '이 구역' 이란 북한지역 전체를 의미했다."
[폭격 본문에서]

 

이 책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6.25전쟁의 전황과 미군에 대해 알고 있는 선입견을 없애주는 매우 객관적인 자료로 구성된 책으로 반드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1950년 6월29일 평양비행장 폭격을 시작으로 시작된 미 공군의 본격적인 항공폭격은 약 일주일에서 열흘만에 북한공군을 괴멸시켰으며, 이후 3년간 작은 촌락을 포함하여 제대로된 건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북한지역 전역을 파괴시켰다.

광복이후 한반도에서 가장 친미적인 지역이었던 서북지역을 포함하여 북한전역의 주민들은 3년 내내 반복된 폭격속에서 끔찍한 고통을 겪으먼서 반미적 공간으로 바뀌었고,이러한 감정은 한국전쟁 경험을 통해 내재화되고 일상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그러한 과거는 오늘날의 북한의 미국에 대한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러한 폭격은 적군 공격이라는 명분하에 전투지역과 관련없는 수많은 남한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고, 물론 그 피해는 대부분의 남성이 징집된 후 집에 남아있는 여성과 어린이들이었다. 오로지 미군 전투기 조종사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폭격은 적의 존재 여부와 관련 없이 수많은 민간인 피해자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군의 활동이 한국인들의 자유를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공식화된 후 이러한 대부분의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진상 조사는 무산되고 지금까지도 미군에 대한 문제는 제기할 수 없는 불문율이 되고 있어서 미군의 폭격이 남긴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분단 상황에 대립하고 있는 남북관계에서는 언제든 분쟁과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 또다시 전쟁이 한반도에서 발생하여도 70여년 전과 같이 미국을 비롯한 외국군대가 참전할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은 과거의 문제만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