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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세계사 추천도서]스페인 내전(앤터니 비버)

파시즘을 반대하며 자원 참전한 국제여단 병사들
스페인 내전의 참상을 그린 게르니카(피카소)

스페인 내전은 1936년 좌파인 인민전선이 총선에서 승리한 직후 우파인 국민진영이 일으킨 내전(쿠데타)이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 스페인의 일반 대중들은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인한 노동자계급의 증대와 수탈, 극소수의 토지 소유자들의 횡포, 절대적인 교회권력을 이용한 가혹한 종교적 폭력에 시달려 오고 있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18세기 부터 발전해온 유럽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여러 사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일반대중의 의식 발전을 토대로 바쿠닌의 아나키즘,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회주의등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노동자 단체가 조직화되면서 정치 지형이 변동하기 시작하였고,

정치 상황에 따라 왕정의 폐지, 군사쿠데타, 빈번한 폭동과 폭력적 진압, 주요인물의 암살, 토지의 재분배, 교회재산의 국유화등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극심한 사회불안 속에 좌우 양 진영이 모두 불만과 불안이 증대되어 갔다.

이와같은 여러 사건들은 증오와 복수심을 누적시키고 중간진영에 속해 있던 많은 이들에게 한쪽의 극단을 선택 할 수 밖에 없는 이데올로기적 열광 상태를 만들었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1936년 2월 총선에서 좌파가 다수의석을 차지하게 되고 토지개혁을 포함한 개혁정책을 시행하였고 이에 반발한 기득권 집단은 구테타를 일으키게 되었다.

내전을 일으킨 국민진영은 전통적인 기득권 세력으로 왕당파인 에스파냐 행동, 또다른 왕당파인 카를로스파, 파시즘 성향의 팔랑헤당 등이 군부, 카톨릭 교회, 자본가, 지주들의 지지를 받았고, 합법적 정부인 공화진영은 공화연합, 공화좌파, 에스파냐 사회주의노동자당, 마르크스주의 통합노동자당 그리고 아나키즘 계열의 전국노동엽합등이 있었는데 주로 농민과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20세기 모든 이념들의 격전장이라고 나와있는 책 부제에 걸맞게 그 당시의 대부분의 사회적 이념들이 전쟁 당사자들에게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다.

내전으로 인하여 독일은 쿠데타 세력인 국민진영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전쟁에 개입하여 무기의 성능과 전술을 개량했으며, 러시아는 모든국가들이 외면하는 공화파를 지원하면서 내전에 개입하여 경제적인 실리를 취했다. 스페인 내전에서 서로다른 진영의 후원자였던 독일과 러시아는 불가침조약을 맺고 2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리는 폴란드 침공을 위한 협력을 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영국과 프랑스는 불간섭 원칙으로 간접적으로 공화정부의 몰락을 도왔으며, 미국 또한 사회주의 국가의 확산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였다. 적법한 정부에 대한 쿠데타임에도 냉엄한 국제관계와 강대국들의 처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약 3년간의 내전으로 인하여 약 28만명이 전사했고, 전쟁중 보복으로 인하여 약 18만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했다. 전후에는 약 20만명이 처형되거나 자살하거나 굶주림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약 45만명에 이르는 공화주의자 난민이 주로 프랑스로 국경을 넘었으나 열악한 수용소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군복무가 가능한자는 2차 세계대전에서 공통의 적인 파시즘에 맞서 프랑스군으로, 일부는 러시아 군으로 복무하는 기구한 운명을 감내해야 했다.

전후 프랑코는 36년간 선거없이 독재를 실시하였다. 수많은 정치범들이 정원을 크게 초과한 감옥에서 비참한 생활을 견뎌녀야 했고, 사상적으로 의심이 되는 사람은 고발만으로 처벌이 되었으며, 많은 아이들이 사상적 오염으로부터 구해야된다는 구실로 부모로부터 격리되어 구호소로 가야만 했다. 경제적 통제와 자급경제를 추구했고, 이데올로기의 오염에 대한 비정상적인 두려움으로 많은 이들을 숙청했다. 마르크스 공산주의를 혐오하던 프랑코가 역설적이게도 스탈린 치하 러시아와 상당히 유사한 정책을 실시한 것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20세기 현대사의 큰 아픔인 스페인 내전은 광복과 전쟁으로 이어진 우리나라의 상황과 유사한점 이 있어서 더 많은 공감을 일으키며, 이 책은 스페인 내전이 발생하게된 원인과 배경, 전쟁의 진행상황과 주변국가들의 대응등 스페인 내전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으며 한권으로 그 역사의 현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프랑코의 파시즘을 저지하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자발적으로 전 세계에서 참전한 3만5천명의 국제여단 병사들의 숭고한 정신은 앞으로 어떤 전쟁에서도 보기 어려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의도 패배할 수 있고, 무력이 정신을 굴복시킬 수 있으며, 용기를 내도 용기에 대한 급부가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바로 스페인에서. -알베르 까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