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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세계사 추천도서]1917년 러시아 혁명(알렉산더 라비노비치)

"1917년에 모든 수준의 볼셰비키 페트로그라드 조직 안에서 가장 기본적인 이론과 전술상의 쟁점을 둘러싸고 자유롭고 활기찬 토론과 논쟁이 계속 벌어졌다. 다수파와 의견이 다른 지도자들이 자유롭게 자기 견해를 위해 싸웠으며, 이 싸움에서 레닌이 패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의견 차이에 대한 이런 관용과 계속되는 상호 절충이 지닌 중요성을 가늠하려면, 1917년 내내 볼셰비키의 가장 중요한 결의문들 가운데 레닌의 견해만큼 우파 볼셰비키의 견해가 반영된 결의문이 많았음을 기억하는 것을 충분하다"
[본문중]
 
 

1917년 2월 1차 세계대전 참전에 따른 500만명 이상의 사망자의 발생과 수도인 페테르부르크에서 발생한 식량 배급의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노동자와 병사들까지 가담하면서 황제인 니콜라스 2세는 퇴위하게 되고 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하지만 부르주아로 구성된 임시정부가 니콜라스 2세의 국가 운영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은 증폭되었고, 이에 따라 임시정부의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 이양시키기 위하여 대부분의 시민 노동자 군인들이 가담하여 10월 혁명을 이루게 된다.

이 책은 1917년 2월 임시정부 수립부터 10월 혁명까지 8개월동안 러시아에서 있었던 사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짧은 기간동안 소수파에 불과하였던 볼세비키가 사회혁명당이나 멘세비키등을 제치고 어떻게 다수의 소비에트(평의회)를 장악하고 다수파가 되었으며, 어떻게 임시정부를 전복하고 정권을 획득했는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레닌 사후 스탈린이 집권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볼셰비키의 민주적인 운영방식은 완전히 사라지지만, 이 시기의 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수많은 토론과 논쟁을 통하여 민주적으로 운영되던 볼셰비키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10월 혁명 이후 러시아는 3여년에 걸친 혹독한 내전에 돌입한다. 사회주의 볼셰비키를 위해 싸우는 붉은군대와 볼세비키 이외의 모든 세력 즉 군주제, 자본주의, 사회주의의 민주주의 및 반민주주의 세력이 연합하여 형성된 백군과의 전쟁이라 해서 적백내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러시아 내전은 정권을 잡은 볼셰비키와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러시아 혁명보다 가혹하고 견디기 힘든 시련이었다. 약 700만명 이상이 사망한 내전이 끝나고 레닌이 1924년 사망하게 되며, 이 기간 경제위기의 극복과정과 스탈린의 권력 장악 과정에서 볼셰비키의 1917년의 민주적이고 관용적인 성격은 모두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일방적이고 타협하지 않는 독재정치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