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세계대전의 결과로 약 5천만명이 죽었다고 추산된다. 전쟁의 본성상 정확한 수치는 결코 파악할 수 없다. 교전국 가운데 단연 가장 큰 고통을 겪은 나라는 소련이었다.
소련은 적어도 군인 700만 명을 전투에서 잃었고, 민간인 700만 명을 더 잃었다. 우크라이나인과 백러시아인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소련 민간인 사망자는 대부분 주로 박탈과 보복과 강제노동의 결과로 죽었다.
상대적 관점에서는 폴란드가 교전국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폴란드 인구의 20퍼센트쯤인 600만 명이 살아남지 못했다. 전쟁에 희생된 폴란드인 가운데 절반가량이 유대인이었다. 유대인은 발트해 연안국가들과 헝가리와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의 사망자 수에서도 두드러졌다. 내전과 게릴라 전쟁은 그리스인 25만 명과 유고슬라비아인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사상자 수는 서유럽보다 동유럽에서 훨씬 더 많았다. 이것은 독일이 슬라브인과 싸우고 그들을 억누른 곳에서 벌어진 전쟁의 강도와 격렬함을 보여주는 한 지표다. 그러나 세 유럽 국가, 즉 프랑스와 이탈리아와 네덜란드에서는 사상피해가 막심했다. 1940년 6월 이전과 1942년 11월 이후에 프랑스 군인 20만명이 죽었고 민간인 40만 명이 공습으로, 또는 집단수용소에서 죽임을 당했다. 이탈리아는 330만 명 이상을 잃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민간인이었다. 네덜란드 국민 20만 명이 폭격이나 강제이송의 결과로 죽었는데, 이 가운데 1만 명을 빼고는 모두 다 민간인이었다.
서구 승전국은 비율로나 절대적으로나 다른 어느 주요 동맹국보다 고통을 훨씬 덜 겪었다. 영국군은 24만 4천 명을 잃었다. 영연방, 그리고 대영제국의 일원으로 같이 싸운 나라들은 10만 명(오스트레일리아 2만 3천 명, 캐나다 3만 7천 명, 인도 2만 4천 명, 뉴질랜드 1만 명, 남아프리카 6천 명)이 치명적 사상피해를 보았다.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영국 민간인이 6만여 명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런던에서 그랬다. 미국은 직접적인 민간인 사상피해를 입지 않았다. 일본군 전사자 120만명과 대조되는
미국의 군인 사상자는 해군 3만 6천 명과 해병대 1만 9천 명을 포함해서 29만 2천 명이었다.(중략)
독일은 1939년과 1945년 사이에 이웃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켜서 싸운 내가를 물질보다는 인명으로 더 많이 치렀다. 400만 명을 웃도는 군인이 적군의 손에 죽고 민간인 59만 3천 명이 항공공격을 받아 죽었다.
전쟁의 막바지 단계에서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 그리고 그밖의 동유럽에서 쫓겨나는 도중에 죽은 사람이 각각 25만 명, 125만 명, 60만 명 이었다고 추산된다. 엘베강 동쪽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독일인 인구가 1946년까지 1700만명에서 26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2차 세계대전사 본문에서]
위의 피해에 중일전쟁으로 인한 약 2500만명의 중국인과 약 70만명의 일본인까지 포함해야 2차 세계대전의 전체 피해자수가 가늠된다.
숫자로 헤아리기도 힘든 피해를 남긴 2차세계대전에 대해서 이 책은 전쟁이 발생하게 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다양한 배경과 원인을 밝히면서 시작한다.
전쟁이 발발하면서 전쟁에 참여하게 된 각 나라의 전략적 판단과 그 배경, 전쟁 준비상황과 전투력, 국력과 전쟁 지속능력 뿐만 아니라, 전쟁이 진행됨에 따라 주요국가의 지도자들과, 각 부대의 지휘관들이 직면했던 전략적인 고심과, 결정과정과 상세한 주요 전투의 진행상황이 작전지도와 참고사진등과 함께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투를 모두 포함한 탁월한 전투묘사는 책을 다 읽은 후 몇편의 영화를 본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몰입감을 높여준다.
동부전선의 비중이 조금 낮다는 단점이 있지만 2차세계대전중 일어난 모든 중요한 전투(서부, 동부, 발칸, 아프리카, 태평양, 브리튼, 대서양)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어서 2차세계대전을 총괄하는 역사서중 이 책은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쟁사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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