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전쟁은 과거에는 최대의 전쟁이었지만, 그렇더라도 두 번의 해전과 두 번의 육상전으로 승부가 곧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 대전은 기간도 매우 길고, 게다가 그와 같은 기간에 달리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참화를 헬라스 세계에 가져왔다.
(중략)
이 전쟁은 에우보이아 섬 함락 뒤에 체결된 30년 평화조약을 깨뜨린 아테네인과 펠로폰네소스인에 의해 시작된 갓이므로, 왜 헬라스에서 이런 대전쟁이 일어났는가를 앞으로 누구도 찾을 필요가 없도록, 무엇때문에 그들이 조약을 파기했는지, 양자의 탄핵의 이유와 차이점을 첫머리에 썼다. 사실 진짜 설명은 이해하긴 어렵지만, 아테네가 강대해져 라케다이몬인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전쟁을 필연적으로 일으켰다고 나는 생각한다."
(투키디데스는 전쟁의 발생원인을 이렇게 썼다)
"당시 펠로폰네소스와 아테네에서는 경험이 없는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에 열광하고 있었고 헬라스의 다른 도시들도 일등국 간의 충돌에 흥분해있었다"
(세계제1차대전 발발직후의 분위기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인간관계에서 정의란 힘이 대등할 때나 통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관철하고 약자는 순응해야 한다는 것쯤은 여러분도 우리 못지 않게 아실테데요"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본문에서]
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의 강대국이 이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는 뜻인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말은 이 책에서 유래했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의 분쟁을 두고 이 용어를 사용하는데, 2500년전 기존의 강국인 스파르타와 신흥 강국인 아테네간의 전쟁도 같은 이유였다고 투키디데스는 말하고 있다.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라는 말을 남긴 이 책의 저자인 투키디데스의 말은 만고의 진리일까?
기원전 431년 테바이의 플라타이아이 공격으로 시작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주축으로 그리스 본토, 그리고 에게해와 이오니아해의 여러 섬들에 위치한 약 200여개의 도시국가들의 전쟁이다. 페르시아 전쟁이후 델로스 동맹을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아테네에 대한 스파르타의 위기감이 전쟁이 원인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페르시아 전쟁의 승리이후 아테네는 활발한 정복사업으로 여러 식민 도시들을 만들었고, 비록 실패하였지만 이집트 원정등을 통하여 당시의 국제 질서에 폭넓게 개입하였다. 반면에 스파르타는 본국의 위협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제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 결국 적극적으로 식민지를 개척해 나가는 아테네의 성장이 그리스 세계의 여러도시에 분쟁의 씨앗이 되었고, 위기감을 느낀 스파르타는 펠로폰네소스 동맹국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전쟁을 시작한다.
한편으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종족(이오니아인, 도리아인), 정치체제(민주주의, 과두정치), 경제구조(상업중심, 농업중심), 인구구조(다수의시민, 다수의노예), 시민사상(개방적, 폐쇄적)등 모든 면에서 이질적이었으며 그것이 전쟁 발발의 또다른 잠재적인 원인일 것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 그 동맹국간의 27년의 전쟁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 없이 소모전으로 전개되었으나,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 대규모 시라쿠사(시칠리아 섬) 원정을 감행하고 그 원정을 실패하하게 된다.
이 원정으로 아테네는 막대한 손실(동맹군포함 약 4만명의 손실과 막대한 전쟁비용)을 입고 다시 극복하지 못하였다(전쟁패배의 원인). 결국 시라쿠사 원정으로 국력이 쇠퇴한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패하였을 뿐 아니라 영원히 예전의 국력을 회복하지 못하였다.(당시 아테네의 인구를 30만으로 추정하는데 동맹군을 포함한 4만의 병력손실은 회복 불가였을 것이다)
스파르타 또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는 승리하여 한때 그리스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였으나,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그 이후에도 계속된 그리스내의 분쟁으로 서서히 국력 손실로 보았고 결국 약 30년후 레욱트라 전투에서 테베에 패하면서 패권을 상실하게 되어 결국은 전쟁을 주도한 두 국가모두 사실상 패자가 되었고, 이후 그리스 세력은 이후의 영광을 상실하였다.
이 책에서는 무려 27년간의 전쟁기간중 21년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으며 전쟁전의 상황, 전쟁의 발생, 이후의 전개과정이 담겨 있으며, 특히 수많은 토론과 웅변을 통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고대 그리스 인들의 앞선 민주주의와 합리적인 의사결정, 그리고 그들의 사상을 볼 수 있다. 저자의 말대로 헬라스 세계에 막대한 참화를 가져온 이 전쟁으로 그리스 세계는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쇠퇴하였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승자인 스파르타는 약 30년후 테베에 패함으로써 패권을 상실했고, 테베는 약 30년후 카이로네이아 전투에서 마케도니아게게 패하여 패권을 상실했으며 3년후 알렉산드로스에 반기를 들었다가 멸망하였다. 그리고 먼 훗날 마케도니아도 마케도니아 전쟁에서 로마에 패함으로써 흡수되었다.
이 책은 1,2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책에서 다루지 못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마지막과 그 이후의 역사전개가 궁금하다면 4세기 전반 그리스 역사에 대한 유일한 기술이면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3권으로 칭하여도 손색이 없는 크세노폰의 "헬레니카" 를 읽어보면 된다.
'하찮은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차 세계대전 추천도서]2차세계대전의 시작'중일전쟁'(권성욱) (0) | 2021.12.19 |
---|---|
[세계사 추천도서]알렉산드로스 대왕 원정기(아리아노스) (0) | 2021.12.17 |
[추천도서]갈릴레이 갈릴레오/중세 종교재판의 실체 "400년전 그 법정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나"(다나카 이치로) (0) | 2021.12.13 |
[세계사 추천도서]1917년 러시아 혁명(알렉산더 라비노비치) (0) | 2021.12.11 |
[제2차 세계대전 추천도서] 제2차 세계대전사(존키건) (0) | 2021.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