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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사회과학 추천도서]편견(고든 울포트)

 
 
요즘같이 출판물이 넘쳐나는 시기에 좋은 책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더욱 좋은 책을 찾아 읽었을 때 기쁨이 배가된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모래속의 진주같은, 이 책은 나에게 그런 책이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고든 울포트가 1954년 발행한 이 책은
편견의 원인을 사회과학을 이용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당시 미국에 만연해 있던 흑인과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사회 과학 도서의 교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논리적이고 개방적이며 균형잡인 시각을 이 책에서 보여주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편견을 정의하고 발생원인을 분석한다.
사회 구조와 문화, 교육과 학습이 편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바탕으로 살펴본다.
좌절과 증오, 공격성, 불안, 죄책감등 정신 역동이 어떻게 타인에게 투사되어 편견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편견적인 성격과 그 반대 특질인 관용적인 성격의 형성과정과 관련성을 다룬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
저자는 편견이 한가지 원인이 아닌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하며,
따라서 한가지 분석으로는 편견의 발생을 결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수많은 변수가 개입된 편견의 원인이 과학에 의해 완전히 드러날 때 까지 기다릴 수 없으며,
모든 사실이 다 드러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원인들에 대한 연구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순 없으며,
작은 효과라도 증명이 되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그 방법을 실천해야 하며,
그 방법은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제정, 교육, 대중매체를 통한 선전, 심리치료, 편견 대상자와의 접촉 등이 될것이라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다양한 접근 방법과, 시각으로 편견을 살펴본 이유가
이 문제가 정말로 다면적임을 납득시키고,
독자들이 많은 요인을 기억할 수 있도록 조직화된 도식을 제공하며,
각각의 주요 요인을 충분히 깊게 분석하여 이론 측면과 교정 방안의 실천 측면에서 미래의 발전을 위한 굳은 토양을 마련하여 집단간 갈등을 개선하는데 기여 하는데 있다고 이 책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그것을 통하여 민주적 인간이 갖추어야 할 능력과 역량
즉 원인과 결과를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민족 집단과 그 특질에 대해 적절하게 분화된 범주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타인에게 기꺼이 자유를 부여하려는 의지.
그 의지를 자신을 위해 건설적으로 쓸 수 있는 역량까지
 
민주주의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인간 행동이 비합리적이고 미성숙한 요소를 객관적으로 연구하여 도움을 주는 것이
민주주의의 신념과 미국의 이념에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편견 본문중]
유연하지 않은 범주를 독점 범주라고 부를 수 있다. 독점 범주는 아주 강력하고 엄격하며 포함된 속성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반하는 모든 증거가 거부된다. 마음은 독점 범주와 관련해서는 꽉 닫혀 있다. 더군다나 독점 범주는 소소하거나 상상으로 지어낸 하찮은 증거에 의해서도 확증된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들은 것이면 무엇이든 자기의 독점 범주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선택하고 해석한다
 
일부 고정관념은 전혀 사실에 의해 증명되지 못하고, 다른 일부는 사실의 선명화와 과잉 일반화로부터 발생한다. 일단 고정 관념이 형성되면, 그 고정관념을 지닌 사람들은 이 범주를 이용해 새 증거를 바라본다.
 
다양한 접근 방법을 두고 받아들일 수 있는 최선의 관점은 단연코 모든 방법을 수용하는 것이다. 모든 방법마다 시사하는 바가 있다. 어느 것도 단독으로 전부를 설명하지 못하며 유일한 길잡이로 삼아도 좋을 만큼 완벽하지도 않다. 모든 사회 현상에는 다원적 인과 관계가 작동한다는 보편 법칙이 있으며, 이 법칙이 가장 분명하게 적용되는 분야가 바로 편견이다.
 
편견은 단순히 선전의 문제나 어린 사람들에게 기성의 태도를 넘겨주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또 영화나 만화, 라디오 같은 대중매체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문제도 아니다. 편견은 단순히 부모의 특정한 가르침이나, 발생한 일들을 '종결'을 통해 모조리 합리화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편견은 문화를 맹목적으로 모방하거나 거울처럼 그대로 반영해서 생기는 문제도 아니다. 어떤 것이든 그 영향이 아이의 자라나는 인생관에 '보조'가 되는 한, 모든 것이 전부 다 문제가 된다.
 
자기가 소수 집단을 증오하는 진짜 이유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들이 만들어낸 이유는 단지 합리화일 뿐이다. 이것이 바로 편견에 관한 모든 정신 역동 이론의 중심 주제이다. 희생양 이론도 그중 하나이다. 그러나 다른 이론도 있다. 편견이 심한 열등감을 은폐한다거나 안전을 제공한다거나 억압된 성적 욕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거나 개인의 죄책감을 더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할 때, 이 모든 설명은 정신 역동에 기반한 것이다. 이 경우 당사자는 편견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정신적 기능을 하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민주주의는 사람의 성격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것이고 때로 그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제 실감한다. 성숙한 민주적 인간이 되려면 미묘한 덕목과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원인과 결과를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민족 집단과 그 특질에  관해 적절하게 분화된 범주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 타인에게 기꺼이 자유를 부여하려는 의지, 그 의지를 자신을 위해 건설적으로 쓸 수 있는 역량까지, 이 모든 자질은 성취하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려운 것들이다. 과잉 일반화와 독단주의에 굴복하고, 민주 사회에 본래 내재하는 모호성을 부인하고, 명확성을 요구하고,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택하는 쪽이 더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