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과 제국의 의회로부터 타이완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은 스페르베르호와 선원들은 1653년 6월 18일 자카르타항을 출발한다.
한달여만에 무사히 타이완에 도착한 그들은 총독과 타이완 의회의 명령에 따라 또다시 1653년 7월 30일 64명의 선원을 태우고 나가사키를 향하여 출항한다.
일본을 향하던 스페르베르호는 항해도중 만난 거센 폭풍으로 인하여 항로를 이탈하고 8월 16일 이름모를 해안가로 밀려 좌초된 배는 완전히 파괴되어 많은 인원이 사망하고 36명만이 무사히 해안에 상륙한다.
육지인줄 알았고 상륙했던 그곳은 다름아닌 제주도였고 36명의 네덜란드 선원들은 그때부터 조선에 억류되게 된다.
몇 번의 죽을 위기를 넘기고 생존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은 그들은
13년의 세월이 흐른 1666년 9월 일본으로 탈출에 성공하게 되는데, 이때 탈출에 성공한 인원은 불과 8명 이었다.
조선을 탈출한 8명중 한명이 우리가 익히 들어보았으며 이 기록물의 저자이기도 한 하멜이다.
이 기록물은 그가 조선에 억류된 동안 동인도 회사로부터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하여 자료로 제출한 일지인데, 그것이 오늘날 하멜표류기라는 명칭으로 우리나라게 번역되게 된 것이다.
하멜표류기는 1668년에 암스테르담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고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는데, 당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조선을 유럽에 알린 최초의 저서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조선 조정의 지시로 제주도에서 한양으로, 한양에서 다시 강진으로, 강진에서 여수로 옮겨 다니면서 보고 겪은 내용들에 대한 기록은 대체로 정확하고 솔직하며, 편견이 없고 독자적이다.
갖가지 기록물이 전해져 내려오는 조선시대이지만, 하멜의 기록은 상당히 색다르고 재미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관료들과 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들과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간섭받던 조선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엿볼수 있고,
대부분의 교역을 중국, 일본에 의존하고, 중국 너머의 나라에 대해 무지했던 조선과 조선인의 모습은
이 당시에 이미 네덜란드와 교역을 하고 있던 일본과 비교되며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 상인들이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지구 반대편까지 찾아와 교역을 하는 모습이 사뭇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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