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게되는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 까라마조프 3형제는 아버지인 표도르의 버림으로 인하여 각각 친척들에 의해 양육되고, 아버지인 표도르는 아이들을 버리고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방탕한 생활을 보냈으나 돈을 버는데에는 재주가 있어 적지 않은 돈을 축적한다.
많은 세월이 흘러 삼형제 모두가 2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고, 아버지가 있는 고향 마을로 삼형제가 우연찮게 모이게 되면서 이 책은 시작된다.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아들들, 아들들의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좋지만은 않고, 아버지 또한 그 속 마음을 확실히 할 수 없는데
그 와중에 첫째인 드미트리는 아버지와 그루센카라는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게 되고
다혈질에 격정적인 첫째는 야비한 아버지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적대감을 표시하고 한차례 폭행을 하기까지 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인 표도르가 살해되고, 살해되기 직전에 그루센카를 찾으로 아버지 집을 찾아갔던 드미트리는 그동안의 언행과 그날의 행적으로 인하여 검사에게 살인죄로 기소되고 재판과정에서 결국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첫째인 드미트리와 셋째인 알렉세이인데
퇴역 장교인 첫째 드미트리를 통해 아버지와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다툼과, 아버지인 표도르의 피살, 그리고 누명을 쓰게 된 드미트리의 재판이 이 책의 주요 내용, 즉 스토리를 보여준다면,
종교적인 경건함과 선량한 품성으로 모든 등장인물간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셋째 알렉세이를 통해서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전하는 듯 하다.
이 책에서는 19세기 중반 러시아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고, 종교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이성을 추구하려는 둘째 이반과, 아직까지 절대적인 종교적 신뢰속에서 살아가는 셋째 알렉세이로 대표되는 당시의 민중들의 종교적인 태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드미트리의 재판 과정에서 벌어지는 검사와 변호사의 설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즉 바로 이 재판장면이 포함된 3권을 이끌어 내기 위해 책의 1권과 2권이 창작되었다고 생각되는데,
같은 사건을 두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검사와 변호사의 논리적인 주장에 독자인 나 자신마저도 설득되고 마는 마법같은 현상을 경험하다 보면, 말의 위대함과 무서움을 깨닫게 되며,
그런 말들의 원천이 되어주는 개개인의 신념과 생각은 결코 완벽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자신도 틀릴 수 있고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누구든지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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