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40년경에 쓰인 이 책은 서양 최초의 역사책으로 여겨지며, 저자인 헤로도토스는 역사의 아버지라는 칭호로 불리운다. 헤로도토스는 할리 카르나소스(터키 서남부 해안지방인 보드룸)에서 태어났고 정치적인 이유로 사모스 섬으로 망명하였다. 그리고 약 30세 전후부터 세계를 여행하였고, 그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이 책에 기록하였다.
헤로도토스는 그 당시로써는 전 세계라고 할수 있는 지중해와 흑해 연안의 여러지역,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스키타이(우크라이나 인근지역), 이탈리아 남부 등을 두루 여행한 것으로 보이며, 그 당시 사람들의 문화, 풍습, 역사등 여행에서 보고들은 것을 이 책에 자세히 기록하였고, 본인이 믿을 수 있는 사실뿐만 아니라 믿기지 않는 내용도 같이 기술하여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이 책에서 나온 여러 기록들은 사실과 다르고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비판도 받아왔으나, 기록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신뢰는 20세기 이후 고고학적 발견으로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며, 고고학적 발견이 없었더라도 당시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풍습, 또는 가치관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 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된다.
페르시아 제국이 탄생할 무렵인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인들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지금의 그리스 터키 서부, 이탈리아 남부, 흑해 연안, 아프리카 북부, 그리고 프랑스와 스페인까지 해안지방에 식민도시를 건설하고 이 지역들을 스스로 헬라스 세계라고 지칭했으며, 공통의 조상을 기원으로 문화적 동질감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당시 아시아에서는 세계 최초의 제국이라고 불리우는 페르시아의 아케네메스 왕조가 키루스 1세에 의하여 성립되었고 인근의 터키 지역인 메디아, 이라크 지역인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지를 차례로 점령하면서 대제국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동부 지중해가 페르시아 제국의 영역에 편입되면서, 지중해 지역에서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헬라스 세계와 영역이 겹치게 되는 두 세력은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페르시아의 확장 과정에서 작은 도시국가들로 나뉘어 있던 헬라스의 도시들은 페르시아 제국에 하나둘 조공을 바치는 사실상 신하국가가 되는데데, 소아시아지역과 인근 해안의 섬에 위치한 도시국가들, 그리고 현재 그리스 북부 지역인 트라키아 지역까지 페르시아의 세력권으로 편입되게 되었다.
페르시아는 당시 아직 정복하지 못한 그리스의 많은 도시국가들에 흙과 물을 바치라고 요구했고 상당수의 도시국가들이 페르시아의 요구에 따랐는데, 당시 도시국가의 맹주였던 아테네와 스파르타에게도 복종의 의미로 흙과 물을 요구하였으나 아테네와 스파르타에서는 사신을 살해하여 거절의 뜻을 분명히 하였고, 아테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밀레토스의 반란에 개입하여 이 때 페르시아의 도시인 사르데이스까지 침입하여 도시를 불태우면서 페르시아의 다레이오스는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정복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페르시아는 세차례에 걸쳐서 그리스로 침입하는데 많은 수의 헬라스 도시들을 복속시키기 위한 목적의 첫번째 침입은 해안을 따라 배를 타고 침입하던중 아토스 곶에서 풍랑을 만나 큰 피해를 입고 전투 없이 퇴각하게 된다.
두번째 침입에서는 첫번째 침입을 교훈 삼아 에게해를 가로지르는데, 침입하는 과정에서 에게해의 많은 섬들을 복속시지만 마라톤에서 아테네와 플라타이아 연합군에게 패하면서 퇴각하게 된다.
페르시아의 다레이오스 왕이 죽고 크레르크세스가 직접 참전하였고 헤로도토스가 2,641,610명이리고 집계한 대군을 이끈 세번째 침입은 영화 300의 배경이 되는 테프로필라이 전투, 살라미스 해전과, 전쟁을 종결시킨 결정적인 전투인 플라타이아 전투와 뮈칼레 해전등 네 차례의 큰 전투가 치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아테네가 함락되고 도시가 불타는 피해를 입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주축이된 헬라스의 도시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그리스 연합군은 페르시아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이 책에서는 뤼디아를 복속시킨 메디아를 굴복시키면서 피지배민족에서 지배민족으로 탈바꿈하는 페르시아가 지속적인 정복전쟁으로 바빌로니아와 이집트, 스키타이를 정복하기 위해 전개되는 전쟁 과정과, 그리고 굴복하지 않는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인근에 위치한 도시국가들을 정복하기 위해 페르시아 전쟁을 일으키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페르시아에 정복되거나 전쟁을 치르게 되는 나라나 부족들의 기원, 풍습, 문화, 역사등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특히 이집트의 미라와 피라미드 만드는 방법, 포이니케인들이 아프리카 대륙을 한바퀴 돌아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이집트, 스키타이, 바빌론, 페르시아, 헬라스의 부족들의 기원과 풍습에 관련된 이야기들, 그리고 그 당시의 지리적정보 등은 귀중한 역사적 자료인 동시에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준다.
또한 근대 스포츠인 마라톤 경기의 발생기원이 되는 마라톤 전투에서의 전령은 전쟁의 승리를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파르타에 지원을 요청하기 위하여 달린 것이었고, 영화 300의 배경이되는 테르모필라이 전투는 스파르타의 300인과 더불어 테스페이아인들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 페르시아의 다레이오스와 크세르크세스등 왕들은 상당히 자비롭고 현명하였다는 사실, 트로이전쟁의 원인이었던 파리스의 헬레네 납치후에 이들이 트로이가 아닌 이집트로 이동했다는 사실등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려준다.
헤로도토스는 헬라스인들과 비헬라스인들의 위대한 업적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 당시 그리스 도시국가들과 대제국인 페르시아와의 전쟁에 대한 원인과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는데,
그가 길고 긴 이 이야기를 통해 진정으로 후세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전쟁에 대한 기록을 통해서 가장 숭고한 가치인 자유를 지키기 위해 거대한 힘에 굴복하지 않았던 그리스인들의 위대한 정신을 기록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역사 본문에서]
아테나이는 그렇게 점점 강성해졌다. 그리고 법 앞의 평등이 어느 면에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밝혀졋다. 왜냐하면 아테나이인들이 참주들의 지배를 받는 동안에는 전쟁에서 어떤 나라도 능가할 수 없었지만, 참주들에게서 벗어나자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전사들고 거듭났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들이 압제하에서는 주인을 위해 일하기에 일부러 게으름을 부린 반면 자유민이 된 지금은 각자 자기를 위해 부지런히 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페르시아의 오타네스가 일곱 명의 페르시아인들에게 페르시아는 민주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창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헬라스 인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일을 해치웟다는 것을 나로서는 보고하지 않을 수 없다. 즉 마르도니오스는 이오니아의 모든 참주들을 축출하고 이오니아의 도시들에 민주제를 도입했던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헬라스가 살아남는 것이었고, 그들이 지휘권을 두고 다투면 헬라스가 망하리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들의 생각은 옳았다. 전쟁이 평화보다 못한 만큼이나 내분은 합심하여 전쟁을 하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아테나이인들은 이 이치를 깨닫고서 순순히 양보했다.
이 세상의 황금과 더없이 경관 좋고 비옥한 토지를 다 준다 해도 우리는 결코 페르시아에 부역하여 헬라스를 노예로 만들지 않을 것이오. 우리는 모두 헬라스인들이오. 우리는 한 핏줄이고,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신전을 사용하고, 같은 축제를 개최하며, 생활 방식 또한 같소이다. 아테나이인들이 이 보든 것을 배반한다는 것은 수치스런 짓이오. 그러니 그대들이 몰랐다면 알아두시오. 아테나이인들은 단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믄 한 크세르크세스와 강화조약을 맺지 않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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