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그들은 닷새째 되던 날 테케스라는 산에 도착했다. 선두가 산에 올라 바다를 보는 순간 큰 함성이 일었다.그러자 크세노폰과 후위는 그 소리를 듣고 앞에서도 다른 적군이 공격해오는 줄 알았다. 뒤에서도 화염에 싸인 나라로부터 적군이 따라오고 있어서, 후위가 매복해 있다가 그들 가운데 일부는 죽이고 일부는 사로잡으며 무두질 하지 않은 털북숭이 쇠가죽으로 만든 방패를 20개쯤 노획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고함소리가 더 커지고 더 가까워지면서, 뒤따라가던 대열들이 잇달아 고함을 질러대는 앞 대열들을 향해 달려가면서 사람의 수가 많아지는 만큼 고함 소리도 점점 더 커지자, 크세노폰은 큰일이 난 줄 알았다.그래서 그는 말에 올라 뤼키오스와 기병대를 이끌고 도우러 달려갔다. 그러나 그들은 곧 군사들이 "바다다! 바다다!" 하고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그들이 외치는 소리는 대열을 따라 전달되었다. 그러자 후위의 모든 부대들도 뛰기 시작했으며, 짐 나르는 가축들과 말들도 앞으로 내달았다.
그리하여 산정에 올랐을 때 그들은 모두 눈믈을 흘리며 서로 얼싸안았고, 장군들과 대장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군사들은 누군가의 권유에 따라 돌을 가져와 큼직한 돌무더기를 쌓기 시작했다.
[페르시아 원정기 본문에서]
'아나바시스'란 고대그리스어로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라는 뜻으로 소아시아(터키)의 내륙 지방의 고도가 높기 때문에 해안지방에서 내륙지방으로 진군한 그리스 용병대의 이동 경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기원전 404년 27년간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종료되고 3년후인 기원전 401년 크세노폰은 당시 페르시아 왕인 아르타 크세르크세르 2세의 형제인 키로스의 반란에 동참한 그리스 용병부대의 일원이 된다. 이 전쟁에 참여하기전 소크라테스에 조언을 구하기도 했던 크세노폰은 이민족보다.그리스 용병을 원했던 키로스의 반란군에 용병으로 참여한다. (크세노폰은 키로스를 고매한 인품과 그리스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한다)
장군이며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크세노폰이 직접 전쟁에 참가하여 겪은 일들을 기록해 놓은 이 책은 키로스의 그리스 용병이 지중해 인근에서 출발하여 첫 전투인 쿠낙사(현 이라크 바그다드 부근)에서 키로스가 죽으면서 전투에서 패한후 적지 한가운데에 고립된 후 2년에 걸쳐 적의 영토를 통과하여 퇴각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위 본문 인용부분은 그리스 용병부대가 천신만고 끝에 흑해에 도달하는 장면에 대한 묘사인데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이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큰 환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퀴로스의 용병으로 고용된 1만2천9백명의 그리스 용병이 쿠낙사(현 이라크 바그다드 부근)에서 적국의 한가운데에 고립되어 퇴각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모험들은, 첫장을 넘기면부터서 몰입과 박진감을 준다. 이들이 천신만고 끝에 흑해에 도달했을 때에 그 수는 8600명으로 줄어었었고, 흑해연안의 그리스인의 식민지 크라페주스시에 도착하여 경주, 레슬링등의 스포츠 경기를 펼치는 모습은 전쟁중에도 전쟁을 멈추고 올림픽경기를 개최했던 그리스인들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흑해에 도달한 기쁨도 잠시 아직도 그리스 본토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이 책 페르시아 원정기는 위와 같은 과정을 마치 몇년전에 일어났었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페르시아의 허실을 보여주어 약 100년후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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