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럽 존스는 온종일 술집 '레드 라이언'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이라면 아무나 붙잡고는, 보잘것없는 동물들이 어처구니없게도 주인인 자신을 농장에서 쫓아냈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농장 주인들은 표면적으로는 그를 동정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어떻게 하면 존스의 불행을 이용해 이익을 얻을까 궁리할 뿐이었다.
동물 농장에 인접한 두 농장의 주인들이 일찍부터 앙숙이었던 것이 동물들에게는 천만 다행이었다. 그중 폭스우드 농장은 넓기는 하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구식 농장이었다. 숲은 너무 무성하고 목초지는 황폐했으며 산울타리도 창피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농장주인인 팔킹컨은 철 따라 낚시질을 하러 다니거나 사냥을 하며 세월을 보내는, 한없이 태평스러운 농사꾼이었다.
다른 한곳인 핀치필드 농장은 폭스우드 농장보다 크기는 작았지만,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이 농장의 주인인 프레더릭은 거칠고 빈틈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소송에 휘말려 있었고, 일단 흥정이 벌어졌다 하면 피도 눈물도 없이 밀어붙이는 성격으로 악명이 높았다.
팔킹턴과 프레더릭은 사이가 몹시 나빠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이익을 지키는 문제에서도 의견 일치를 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동물 농장의 반란 소식이 전해지자 두 사람 모두 몹시 놀라 잔뜩 겁을 집어먹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농장 동물들이 그 소식을 자세히 알지 못하게 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
[동물농장 본문에서]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과 러시아 혁명 이후 주변 강대국인 미국,영국,독일의 행태를 비유한 위의 본문을 보면 오웰이 풍자의 장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동물들이 반란을 일으켜 농장주인인 존스를 몰아내고 스스로 농장의 주인이 되어버린 동물농장. 그곳은 동물들이 원하는 원하던 바와 같이 굶주림과 고된노동이 사라지고 동물들이 살기 좋은 농장으로 바뀔 수 있을까?
이 책은 1917년 러시아의 혁명과 그로 인해 탄생한 소비에트연방에서 벌어진 사회현상을 풍자한 책으로써 등장 동물이나 인물은 실존인물을 그대로 동물로 바꿔서 표현하었고 책에서의 사건들도 실제의 사건들을 풍자하여 표현하었다. 책의 뒷편에 각각의 동물들이 지칭하는 사람들을 설명해 놓았지만 러시아 혁명과 전시공산주의 경제체제, 그리고 스탈린의 권력장악과 반대파의 제거, 트로츠키 도피와 암살, 2차 세계대전과 테헤란회담 등 러시아 혁명과 이후의 역사적 과정을 알고 있다면 자연스레 동물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러시아혁명으로 탄생한 소비에트연방이 혁명의 목적과 이상을 잃고 변질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노동자와 농민이 권력을 가졌지만 결국 권력을 갖게된 노동자와 농민이 왕정 독재나 자본주의 독재, 파시즘 독재자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동물들의 모습으로 풍자하였다. 책에서는 과거의 러시아의 모습을 빗대서 표현하였으나, 작가가 보여주려는 의도는 결국 모든 권력은 절대권력을 추구하게 된다는 권력의 속성과, 변질된 사회주의 혁명을 바라보는 사회주의자들의 좌절과 분노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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