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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추천도서]보급전의 역사(마르틴 반 크레펠트)

"전쟁을 겪으면 겪을수록, 전쟁이 행정과 수송에 얼마나 의존하는가를 알게 된다... 군대를 어느 곳에, 그리고 언제 이동시키고 싶은가를 아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나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당신이 어느 곳에 군대를 배치하고 그곳에서 군대를 어떻게 유지시킬 것인가를 아는 데는 많은 지식과,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 지휘자의 모든 계획은 보급과 이동에 대한 실제 요소들에 기초해야 한다. 그것이 지휘자가 이들 요소들에 대하여 모험을 거는 방법과 시기를 알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전투에서 이기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 나폴레옹 -
[보급전의 역사 본문에서]

 

 


위의 나폴레옹의 말처럼 병참이 전쟁이라는 사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학자들에게나 어울리는 과제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병참부분중 주로 보급에 대하여 상세한 연구를 통하여 기술하였다.

17세기까지의 군대는 보급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는 현지 징발을 통하여 군대를 유지하였고, 18세기에도 루부아에 의하여 보급창이 운영되어 장기적인 포위전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였으나 실효성이 없었다, 19세기초 나폴레옹은 보급부대를 별도로 창설하여 운영하였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이때까지도 대부분의 군대는 현지 징발로 작전을 수행하였다.

19세기말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프랑스 프로이센 전쟁부터는 본격적으로 철도를 통한 군대의 이동과 보급이 시행었되고, 1차 세계대전중 서부전선에서는 본격적으로 철도를 이용한 병력의 이동과 보급계획이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의 잦은 파괴와, 철도 종단지점부터 작전지점까지의 수송능력 부족으로 탄약 이외의 식량의 많은 부분은 현지 징발로 유지하여야 했다.

2차 세계대전은 차량화, 기계화의 영향으로 보급품의 내용이 질적으로 크게 변하였다. 이전까지 가장 비중이 높은 보급품이었던 사료와 식량에서, 이제는 탄약과 유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독소전쟁의 러시아에서 독일은 광활한 러시아에서 철도를 통한 보급은 철도의 파괴와 약탈 그리고 서로다른 궤간으로 어려웠으며, 진흙상태이며 그마저도 부족한 도로로 인하여, 그리고 아프리카 전선에사는 무한정으로 연장된 보급 길이로 인하여 작전중단과 실패를 맛보아만 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현대전에서도 무기의 고급화로 인하여 병참에 대한 방향이 바뀌었으나, 병참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나타내듯이 (병참:군대에서, 군 작전 시에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급, 정비, 교통, 위생 따위의 기능을 통틀어 이르는 말) 그 중요성과 필요는 변하지 않았다.
저자는 17세기이후의 주요한 전쟁을 통하여 병참에 대한 시대별 변화를 기술하였으나, 그럼에도 이 저서에서 다루지 못한 부족한 부분을 인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으로 인하여 병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으며 수많은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자부한다.

이 책은 전쟁을 다룬 책임에도 불구하고 병참이라는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박진감과 흥미는 반감되지만, 저자의 말대로 우리가 그동안 무관심하거나 경시하였던 전쟁의 지속성을 가능하게 하는 보급이라는 색다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요한 전투의 승리나 패배는 보이지 않는 보급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하여 다시한번 상기하게 된다.

참고로 약간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각장의 마지막 부분에 나와있는 요약과 책 마지막 부분인 후기만 읽어보아도 이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으니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참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