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은 도미노이론에 따른 공산화 확산을 우려한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일으켜 발생하였다?
맞는 이야기 같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뿌리가 깊은 사건이다.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려면 끝도 없겠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100여년간 인도차이나를 식민지배하다 일본에 의해 잠시 물러났던 프랑스가 식민 지배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베트남에 돌아온 1945년을 베트남 전쟁의 시작으로 본다.
베트남인들은 1954년 디엔비엔푸를 함락하면서 프랑스를 자력으로 몰아냈지만
곧이어 체결된 제네바 협정으로 베트남은 남북이 분단되게 된다.
물론 2년이내에 총선을 실시하여 통일을 한다는 계획이 있었지만
한쪽이 거부하면 실현될 수 없는 것이었다.
남북으로 분단된 뒤
남베트남에서는 프랑스가 빠져나간 자리를 미군이 채우게 되지만
정치적 불안정과 부패, 치안 불안과 무질서가 만연하게 된다
반면 북베트남은 비교적 안정된 사회를 구축하였고
강력한 통일의지를 바탕으로 정치적인 수단이 아닌 군사적 힘으로 베트남을 통일하기로 마음먹는다.
남베트남에서 게릴라전을 펼치던 남베트남 민족해방 전선과
호치민 루트를 이용해 남베트남으로 침투한 북베트남군은
전쟁내내 미군의 막강한 화력 앞에 엄청난 손실을 입으면서도 끈질기게 게릴라전을 펼치며 공세를 놓지 않았다.
엄청난 전비를 투입하고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미군은 게릴라 소탕작전과 천문학적인 양의 폭탄을 북베트남에 퍼붓지만 엄청난 인명 손실에도 의지가 꺾이지 않는 북베트남에게 끝내 전쟁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지 못한다.
결국 막대한 비용, 미국내 반전 여론, 전쟁의 효과에 대한 의문, 남베트남 지도층의 부패등의 원인으로 미군은 전격적으로 철수하게 된다.
미군 철수 후에도 많은 병력과 북베트남에 비해 우수한 장비를 보유하였던 남베트남군은 2년 만에 붕괴 되고 북베트남은 통일을 이룬다
이 책은 전쟁기간중 서방 TV기자로써는 처음으로 북베트남에 방문해 취재했었고,
베트남 10,000일의 전쟁이라는 13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저자가
1981년 발간한 저서이다.
이 책은 1954년 프랑스의 패배후
베트남에 개입하게 되는
미국의 내부 사정과 정책 결정 과정,
그러한 정책 결정으로 인하여 전쟁이 양상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쟁의 겉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원인과 과정과 결과를 같이 보여준다.
결과론적이지만 미군의 오판과 전략 전술의 실패, 그리고 미국의 약점을 또한 여과없이 보여준다.
다만 전쟁과정에서의 북베트남의 정책 결정과 북베트남군에 대한 정보 부족은 조금 아쉬운데,
저자가 인류 역사는 베트남 민족의 용기와 불굴의 정신을 높이 평가 할 것 이라고 표현한
초강대국인 프랑스와 미국을 자력으로 몰아낸 북베트남군의 강인함은
아마도 항미 전쟁이라고 부르는 베트남인에 의해 쓰여진 책으로 보충해야만 할 듯하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책에서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저자가 기자이기 때문인지
삽입 되어 있는 많은 인터뷰 내용이 문맥을 고려할 때 어색한 부분이 많으며
역사적인 의미와 세계사의 끼친 영향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그럼에도 베트남 전쟁이라는 사건의 주요 과정을 되돌아 보고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목적이 라면 훌륭한 책이다.
베트남 전쟁과 한국 전쟁은 많이 닮아있다.
냉전 시대를 대표하는 전쟁이며 유사한 배경에서 출발한다
각각 일본과 프랑스로부터 식민지 해방과 더불어 남북으로 분단되고,
분단된 남북이 각자 정부를 세우며,
세워진 각각의 정부가 자유유의와 공산주의라는 상이한 이념을 갖게되며,
분단된 국가들은 통일을 꿈꾸고 전쟁을 벌인다.
두 전쟁에서 남쪽의 자유주의 국가들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미국이 참전한다.
아니 전적으로 전쟁을 도맡는다.
미국은 두 전쟁에서 막대한 양의 폭격으로 북쪽지역을 초토화 시킨다.
그리고 수백만에 달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다.
그러나 두 전쟁 모두 이기지 못한다.
우리가 베트남전에 대해 알게됨으로써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위에 열거한 이러한 사실들이다.
[베트남 10000일의 전쟁 본문중]
프랑스는 미국의 베트남 개입을 중지시키기 위해 설득하고 있었다. 프랑스가 미국을 설득하는 데 내새운 논리은 이런 것이었다.
첫째 미국이 베트남에 개입하는 것은 베트남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고, 둘째 디엠은 사이공을 대표하는 인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 셋째 프랑스나 서방 세계가 호치민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는 공산 진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지적은 매우 적절한 것이었지만, 미국은 끝내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케네디는 쿠데타를 실질적으로 승인했고, 거부했다가 다시 승인한 셈이었다.
존슨은 취임 이틀이 지나지 않았을 때, 남베트남 군사평의회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시작된 존슨의 선택으로 그의 베트남 시대가 열렸다.
팜 반 동은 미국을 대신하여 방문한 국제감시위원회 캐나다 대표인 시본과의 인터뷰 내내 성실한 인상을 주기 위해 감정적인 발언을 참는 것 처럼 보였다. 그는 우리의 대화가 심각하다는 것을 충분히 깨닫고 있었는데, 이에 대해 호전적이거나 예의에 벗어나는 태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남북 베트남에 미군이 투하한 총 폭탄량은 2차 세계대전중 사용한 폭탄량의 4배에 해당하는 800만 톤에 달한 것으로 최근 집계된 바 있다.
구정 공세는 분명히 북베트남군의 대패였다. 그러나 북베트남의 심리적인 승리로 인식되었다. 그런데도 여기에 대한 의문 제기는 전혀 없었다. 전쟁이 낱낱이 보도되는 민주주의 국가가 검열제도 없이 전쟁에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양측은 4년을 끌어온 마지막 협상에서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협상 과정을 지켜본 많은 참관인들은 전쟁의 후반부가 더욱 비극적이라고 느꼈다. 왜냐하면 양측 모두 전쟁의 축소를 자기들의 의지 약화로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베트남 전통의 승계자라고 주장한 하노이 지도자들의 주장은 매우 타당하다.
남북 분단 이후 15년 동안 아무런 변화 없이 각자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하노이의 지도자들은 베트남이 프랑스에서 독립한 뒤 24년간 베트남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정부의 한 부분이 되어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40년간을 공산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권력투쟁도 없이 한결같이 베트남 민족을 위해 봉사했다.
코머는 가장 큰 실패의 원인을 남베트남 정부의 구조적인 취약점에서 찾았다. 단결할 능력과 경쟁력이 없었으며, 관료와 장성들이 매우 부패했고, 극심한 분파주의가 횡횡한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제4차 중동전쟁은 남베트남에게는 재앙과도 같았다. 유럽에 있는 미군기지들은 이스라엘 지원에 바빴다. 남베트남은 미국의 도움을 받는 이스라엘의 경쟁자가 되었지만, 우선 순위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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