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감과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소설 책은 드물다
너무나 유명한 내용이지만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이 많지는 않다는 이 책은 2500 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 때문이라도 그러한 느낌이 들기에 충분하다.
조카에게 줄 빵을 훔치다 잡히고 거듭 된 탈옥으로 결국 19년 형을 살고 나오는 장발장은 전과자 라는 신분 때문에 여인숙에서조차 문전 박대 당한다.
그러던 장발장에게 미리엘 주교는 기꺼이 방을 내주고 그곳에서 장발장은 주교가 가지고 있던 가장 가치 있던 물건이었던 은식기를 훔쳐서 달아나게 된다.
하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붙잡힌 장발장에게 미리엘 주교는 남아 있던 은촛대마져 준다.
주교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장발장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충격에 빠져 어린 꼬마 의 동전 한 잎을 빼앗게 된다.
잠시후 정신을 차렸지만 아이는 떠나버렸고 장발장은 동전을 돌려 줄 수 없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레미제라블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하지만 소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미리엘 주교의 행동으로 인하여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깨달음을 얻게 된 장발장은 사회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을 깨끗이 잊고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시간이 흘러 자신의 신분을 감춘 장발장은 마들렌 이라는 작은 도시의 시장이 되어 훌륭하게 도시를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예전부터 장발장을 알고 있던 자베르 경감은 장발장의 얼굴을 잊지 않고 주변에서 맴돈다
때마침 진짜 장발장이 잡혀 재판을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 지고 자베르는 의심을 풀었으나 장발장은 죄책감에 깊은 고뇌를 하고 결국 재판정으로 자진 출석하여 자백을 하며 수감되게 된다.
하지만 장발장은 감옥에서만 있을 수는 없었다.
시장직을 수행 하면서 알게 된 여공인 팡틴 이라는 여성이 죽으면서 남긴 코제트라는 딸을 보호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탈옥을 감행한 장발장
그 이후 그의 삶은 오직 코제트를 보호하기 위해 남겨진 것이었다.
혁명과 몇 번의 봉기 그리고 전쟁,
공화정과 왕정과 제정을 넘나드는 엄청난 혼란,
마치 세계사를 응축시켜 놓은듯한 19세기의 프랑스,
이러한 역사의 한가운데에 살았던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서
그러했던 그 당시 프랑스의 모습을
불합리한 당시의 사회질서
엄청난 빈부격차와 사법격차
정치적 혼란과 다양한 개인의 정치적 신념
다양한 계층의 서민들, 불쌍한 사람들의 모습을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속에 녹여
장발장, 코제트, 마리우스, 테나르디에등 주요 등장인물을 통하여 보여주며
짜임새 있는 구성과
훌륭한 배경, 심리묘사로 풀어내고 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장발장이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는 모습이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을 제외하면
그 내용과 감동이 영원히 기억에 남을만한 훌륭한 소설이다.
또한 꼬마의 동전을 한 입 훔쳤다는 이유로 수배가 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는 장발장과
온갖 악행에도 활개를 치고 다녔던 테나르디에의 모습은
당시의 사법제도의 모순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이러한 모순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사실임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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