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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세계사 추천도서]실크로드 세계사(피터 프랭코판)

그리스 로마로부터 유래되어 기독교를 바탕으로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시대를 낳았고,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혁명을 토대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서구, 즉 유럽과 그 부산물인 미국은 현시대에 유일하게 역사,정치,경제적 정당성을 갖춘 세력이므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세계질서는 유지되고, 역사까지도 그들 중심으로 그려져야 한다.

저자는 승자에 의해 기록된 이런 역사에 대하여 속았다고 말한다. 유럽의 흥성에 매몰되었던 세계사는 질식사 해버렸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저자는 새로운 역사를 기술하기로 결심한다. 그러한 저자의 관점을 보여주는 이 책은 부제가 A NEW HISTORY OF THE WORLD이다.



실크로드라 함은 중국에서 유럽의 입구인 동부 지중해까지의 육상 교통로를 일컫는 말인데

서쪽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부터 중앙의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남부, 우크라이나 남부 그리고 동쪽의 키르키즈스탄까지인데, 오늘날 이 지역은 후진적인 정치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경제적으로 낙후되었으며, 근본주의 종교가 득세하고, 척박한 자연환경에 역사적으로도 중요하지 않은 곳이다.

 
아니 누군가가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쳤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알고 있는 이 지역은 사실 동방과 서방을 연결하는 지리적으로 세계의 중심지이다. 문명의 탄생하고 번성하였고, 예로부터 교역의 중심지였으며, 세계의 거대 종교가 발생하고 전파되고 경쟁하던 곳이었으며, 거대한 제국들이 흥망을 거듭한 역사적 중심지이기도 하다.




 

비록 이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실크로드가 고대 실크로드만이 아닌, 해당 시대에 주로 이용되는 큰 교역료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교역로의 중심을 차지하는 지역은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지역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세계의 역사를 새롭게 풀어간다.


15세기말 신항로와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세계의 중심지였으며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 지역에서 흥망성쇠했던 여러 제국들을 보여주고,

또한 유럽이 세계의 패권을 갖게된후 이 지역을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관리하고 착취했는지 알려주며,

마지막으로  냉전시기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떤 방법으로 이 지역을 관리하려고 하였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지역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일깨우고,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통제하기 위한 미국과 유럽의 책략을 들여다본다.

이 책은 페르시에서 흥성한 아케메네스 왕조 시기부터 중국이 성장하는 21세기초반까지 2500여년에 걸친 세계의 역사를 빠르게 훓고간다.

문장은 쉽고 관점과 대상은 공정하다.

중앙아시아, 서아시아지역의 몰랐던 역사를 알게되며

근현대 제국주의 국가들의 파렴치한 행위들도 파헤친다.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세계사를 만나게 된다.



큰 전쟁부터 자그마한 사건까지 대부분의 역사적 사건은 경제적인 동기가 원인이다. 마찬가지로 실크로드는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인간 행위의 산물이었다.

무한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실크로드가 지나갔던 지역들은 그래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세계의 변방으로 밀려난 듯한 이 지역, 즉 실크로드 지역들은 저자의 말대로 현재가 과거를 쓸어버렸다. 하지만 이 지역들의 찬란했던 문명과 지정학적 중요성은 영원하다.

석유를 비롯한 무수한 지하자원, 그리고 그것이 주요 소비지로 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각종 송유관과 가스관, 도로와 철도, 동아시아와 유럽을 이어주는 육상교통로로서의 재발견등,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이 지역의 새로운 실크로드는 우리가 다시금 이 지역들에 관심을 보일 때임을 예견하는 듯 하다.

 





 [실크로드 세계사 본문중]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석굴은 2001년 탈레반에 의해 폭파되었다. 교양이 없고 문화적 야만성을 드러낸 이 행위는 종교개혁 기간동안 영국과 북유럽에서 자행되었던 종교 유물 파괴와 비교될 만 하다.
 
여러 신앙의 공존은 이슬람교 팽창 초기의 중요한 특성이자 성공의 비결이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은 한때 과학의 융성을 이루었다고 썼다. 하지만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그들은 학문의 흔적을 지우고 그 자취를 없앴으며 그 길을 파괴했다.
 
십자군은 주로 종교전쟁으로 기억되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함의는 세속적인 것이었다. 부와 위신을 놓고 멀리 떨어진 땅에서 벌이는 유럽 강자들 사이의 첫 번째 큰 싸움이 시작되러 하고 있었다.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재산을 늘리고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동쪽을 바라보았다.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중요한 도시(콘스탄티노플)를 약탈하고 점령한 일은 유럽인들에게 세계의 부와 권력의 중심지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스스로 원하는 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할 것임을 보여주었다.
 
세심한 가격 설정과 세금을 낮게 유지하는 정책은 몽골제국 관료 집단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는 폭력과 마구잡이 파괴의 이미지에 가려진 셈이다.
 
제국의 시대와 서방의 부상은 대규모로 폭력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계몽운동과 이성의 시대 민주주의를 향한 전진, 자유권과 인권은 고대의 아테네로 연결되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나 유럽의 자연스러운 정세의 결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멀리 떨어진 나라들에서 거둔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승리의 열매였다.
 
싸움과 폭려고가 살육도 정당성이 있는 한 미화되었다. 이것이 아마도 종교가 그렇게 중요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사실 동방과 서방 사이에 있어 페르시아만 및 인도를 아라비아 반도 및 아프리카의 뿔과 연결하고 수에즈 운하에 접근할 수 있는 페르시아의 위치는 비용이 비싸도 구애를 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었다.
 
이에 따라 얼마 전에 만들어진 미국 중앙정보국에 이란의 '모사데그 총리를 제거하는 합동 정치행위'에 관한 계획의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이 채택되었다. 다시 말해 구데타를 일으킨다는 것이었따. 이런 일은 이후에도 계속 반복되지만, 지구촌의 이 지역에서의 정권 교체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듯했다.
 
지중해와 히말라야 산맥 사이에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지원을 받는 친서방 정권이 들어선 나라들이 띠를 이루었다. 소박한 덜레스 국무부 장관이 '북단'이라 명명한 이 지역의 나라들은 세 가지 목표에 이바지했다. 첫째로는 소련의 이익 확대를 막는 방파제 구실을 했고, 둘째는 자원이 풍부한 페르시아만 지역을 보호하고 석유를 서방으로 수송하여 유럽의 재건을 촉진하고 동시에 지역 안정에 중요한 수입을 제공했으며, 셋째로 소련 진영과의 긴장이 공개적인 충돌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한 정보 수집처와 군사기지를 제공했다.
 
1920년대 이래로 미국은 광범위한 전략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정권들을 떠받치기 위해 활발하게 개입해왔다. 미국은 이제 이 지역에 대한 자국의 구상을 강요하기 위해 정권 교체를 고려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드러내고 있었다.
 
동방과 서방 사이에 있는 지정학적 위치는 서로 경쟁하는 초강대국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으로 만들었고 천연자원들은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그 주변 국가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직결되도록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