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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독서

[추천도서]군중의 망상(윌리엄 번스타인)

 
군중의 망상이라!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이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가장 기대했던 내용은 개인이 아닌 군중으로 모여있을 경우 나타나는 비합리적인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또는 해답이었는데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설명은 책 속에서 두어가지 실험의 결과를 알려주는데에서 그친다. 두가지 실험 모두 관찰된 대상물의 상태나 무게등을 판단하는 데 있어 개인적으로 내리는 판단이 여러명이 모여서 서로 영향을 받으며 내린 결론보다 정확하다는 것이었다.



좀 당황스러운데
그러면 적지 않은 분량의 이 책은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적 광기와 투자열풍에 대하여 역사적인 사건들을 통해 비이성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책의 대략 60퍼센트 정도는 유대교 지파 이야기, 뮌처의 종말론 신앙, 재세례파의 광기, 제5군국주의, 밀러주의, 세대주의 신앙 등의 사례를 통하여 종말론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광기에 대하여,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19세기 철도버블, 20세기초 대공황 직전의 버블, 그리고 20세기말 닷컴버블등을 통한 투자열풍으로 인한 버블 발생 역사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저자는 종말론이 기적적인 영적 수단을 통해 인생의 어려움을 면하고 선택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투자 열풍은 기적적인 재정적 수단을 마련하여 인생의 어려움을 면하고 선택받는 자가 되리라는 미망인데, 두 경우 모두 확증편향과 인간의 모방 본능이 주요한 역할을 해 왔다고 말하면서 두가지 광기의 유사성과 공통점들을 찾아내었는데
 
 
 
반복되는 종교적 광기에 대하여는  

사실이건 허구건 서사의 이야기가 세련된 논거보다 훨씬 더 대중의 관심을 받는 현상

신학을 연구한 뒤 수학적 우연과 성경의 연대기를 조합하여 세상의 종말을 예측하고자 하는 현상

현세에서의 삶이 고될수록 대중들이 종교에 의지하게 대는 현상등을 발견하였고



금융버블에 대하여는
 
하이먼 민스키가 제시한 네가지 공통점인 기술과 금융의 발전, 신용 확장, 기억상실, 전통적인 평가 원칙의 외면 풍조가 나타나는 현상들

이와 더불어 사람들의 일상과 사교의 모든 대화를 장악하고, 적지 않은 수의 유능하고 점잖은사람들이 전업투자자의 길로 들어서며, 경기 비관론자들에게 가해지는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가해지며, 극단적인 예측의 출현하게 되는 사회현상을 찾아낸다.



여기까지 보자면 그다지 특별할게 없는 책에서, 의외로 뜻밖의 지점에서 다른책에서 보기 힘든 내용이 나오는데

그것은 기독교의 종말론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광기가 과거의 일도, 남의 일도 아닌 바로 우리한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여러 세대를 거친 다양한 종말론이 오늘날 진화를 거듭한 결과, 19세기 후반 매우 극적이고 설득력 있으며 심지어 폭력적이지만 일반인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종교적 신념이 되어버린 세대주의로 불리우는 기독교의 한 분파가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미국에서 열광적인 추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정치적 개입을 피하던 이들이 1917년 벨푸어 선언 이후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민주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현재의 상황

즉 교회를 매파 우익정치와 보수주의의 신전으로 만들고, 자신들보다 좌파 성향을 보이는 이들을 적그리스도로 몰아붙이며 외국인 혐오, 이슬람 혐오, 러시아와 중국의 혐오 이념과 도덕적 측면에서 맹목적인 모습, 그리고 이러한 혐오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성경의 말씀으로 해석하고 정당화하며, 이러한 행태가 여전히 사회적으로 위세를 떨치는 모습을 보면

1500년이상 종교가 삶의 대부분을 규율했던 유럽인의 후손인 미국인들에게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종교적인 신념이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래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화성으로의 이주를 추진하고 뇌의 작동원리와 기능까지 밝혀내고 있는 오늘날, 여전히 종말론을 주제로한 종교서적 레프트 비하인드라는 서적이 6500만부 이상 팔리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자리잡고 있는 양면적인 사고방식은
 
그들이 알던 모르던 혹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사회전반을 관통하는 문화를 형성하고, 지난 수십년간 외교정책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그것은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현실임을 깨닫게 해준다.




[군중의 망상 본문중]
미국인의 25프로는 여전히 성경을 하느님이 내린 완전한 말씀이라고 믿고있다.
비슷한 비율의 미국인은 자신들이 죽기전에 예수 재림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사탄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도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세기 초반에 두드러지게 높았다.
이들은 성경의 무오류설이 주는 안락함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으며 현대의 과학 지식은 물론 유대교와 카톨릭 또는 신께서 금하신 무신론의 이론들을 차용한 주류 교단의 도덕적인 중립을 인정할 가능성도 없어보인다 (세대주의)

설득력 있는 허구적 서사는 분석 과정 자체를 무력화한다.

서사가 사실인지 허구인지는 독자들의 몰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거의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여 신학을 연구한 뒤 수학적 우연과 성경의 연대기를 조합하여 세상의 종말을 예측하고자 했다.

숫자 신비주의는 인간이 일단 하나의 가설이나 신념 체게에 집중하면, 그 가설에 부합하는 데이터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부합하지 않는 데이터는 회피한다는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들게 한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세대주의는 두 가지 이유에서 잠재적으로 파괴적이고 배타적인 세력으로 변질됐다. 첫째 세대주의 서사는 오늘날 세계의 화약고인 그들의 성지를 중심으로 발현했다. 돌째 지난 수십 년 동안 세대주의자들은 미국의 외교에 영향을 미쳐왔다.

세대주의가 미국에서 독특한 모습으로 광범위하게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서 다수의 학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종교적이라고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복음주의자들의 선거 참여가 증가하면서 신도 수가 감소했음에도 정치권력은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간이라는 종은 모든 보상의 평균이 음수이고 실현 가능성이 낮을지라도 막대한 보상이 내걸린다면 긍정적으로 왜곡된 결과를 선호하는 경향을 가진다.
  
하이먼 민스키가 버블 형성의 토대로 제시한 네가지 병리생리학적 요인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기술과 금융의 발전, 신용 확장, 기억상실, 전통적인 평가 원칙의 외면 풍조가 그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분석능력을 대상을 분석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사용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정신적으로 게으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최소한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적 구두쇠 본능에 따라 분석적 지름길을 직관적으로 찾아내려고 한다. 엄격한 합리성이 요구되는 고된 인지적 추론은 전혀 유쾌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체로 그것을 회피한다.

우리의 지성을 합리성보다 합리화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주식을 살 때는 누군가가 그것을 파는 것이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주식거래는 보이지 않는 파트너와 테니스를 치는 것과 비슷하다. 대부분 데이트레이더가 깨닫지 못하는 것은 인터넷 회선 반대편에 있는 테니스 선수는 압도적인 확률로 윌리엄스 자매 수준의 전문가라는 사실이다.